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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이 많으면 집이 넓어 보인다고 생각했습니다. 반셀프 인테리어를 준비하면서 직접 사례를 찾아보고 나서야 그게 완전히 반대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파티션 하나가 공간을 나누는 동시에 오히려 더 넓고 정돈된 느낌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제가 공사를 마치고 나서야 제대로 이해한 이야기입니다.
벽을 세우면 정말 방이 넓어질까요?
인테리어를 처음 준비할 때 저는 방이 많을수록 실용적인 집이라고 믿었습니다. 창고방 하나, 작업실 하나, 이렇게 벽으로 딱딱 나눠야 집을 제대로 쓰는 거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그런데 직접 살아보니 벽이 늘어날수록 거실이 좁아 보이고, 각 방도 갑갑한 느낌이 드는 경험을 자주 했습니다.
공간 계획에서는 이를 조닝(Zoning)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여기서 조닝이란 물리적인 벽 없이도 공간의 기능과 역할을 구분하는 설계 방식을 말합니다. 벽 대신 가구 배치나 파티션, 바닥재 변화를 통해 시각적으로 영역을 나누는 것입니다. 제가 반셀프 인테리어를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접한 개념이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인테리어 사례를 찾아보면 파티션 하나로 거실과 홈오피스 영역을 구분한 집들이 꽤 많습니다. 처음에는 그게 그냥 예쁘게 꾸민 것처럼 보였는데, 살아보니 역할이 분리된 공간은 청소도 유지도 훨씬 편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벽 하나를 세우는 공사보다 비용도 훨씬 적게 들었고요.
오픈형 파티션이 공간을 살리는 이유
파티션을 처음 알아볼 때 제가 가장 걱정했던 건 "이게 공간을 더 작아 보이게 하지 않을까?"였습니다. 제가 실제로 써봤는데, 그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오히려 적절한 파티션은 시선을 자연스럽게 정리해 주면서 공간이 더 깔끔하게 느껴졌습니다.
여기서 오픈형 파티션이란 위아래를 완전히 막지 않고 격자형이나 루버 구조, 또는 선반형으로 시야 일부가 통하도록 설계된 파티션을 의미합니다. 루버(Louver)란 일정한 간격으로 비스듬히 배열된 판 구조로, 시선과 빛은 차단하되 공기와 개방감은 유지하는 방식입니다. 완전히 막힌 벽과 달리 공간 사이의 연결감이 살아있어서 면적이 좁아 보이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파티션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핵심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설치 공간의 면적과 천장 높이 (파티션 높이와 비례 확인)
- 시선 차단이 필요한 정도 (완전 차단형 vs. 오픈형)
- 이동 가능 여부 (고정형 vs. 이동형 캐스터 파티션)
- 소재와 무게 (목재, 금속, 패브릭 등 공간 분위기와 조화)
- 조명 투과율 (파티션 너머로 자연광이 얼마나 들어오는지)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두껍고 무거운 파티션을 좁은 거실에 세웠다가 오히려 갑갑해진 사례를 주변에서 봤습니다. 파티션은 디자인보다 설치 공간의 규모를 먼저 따져야 합니다.
재택근무 공간, 파티션 하나로 충분할까요?
요즘 홈오피스(Home Office), 즉 집 안에 마련한 업무 공간에 대한 수요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국내 재택근무 비율은 팬데믹 이후로도 꾸준히 유지되고 있으며, 주거 공간 내 업무 환경 설계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습니다(출처: 통계청).
제가 반셀프 인테리어를 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거실 한쪽에 작업 공간을 만들고 싶었는데, 벽을 세우면 거실이 너무 좁아질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높이 180cm짜리 우버형 파티션이었고, 결과적으로 거실의 개방감은 유지하면서 작업할 때 심리적인 집중 구역이 생기는 효과를 얻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파티션 하나만 세웠을 뿐인데, 작업 공간에 들어가면 실제로 "지금 일하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생기더라고요. 공간의 역할이 시각적으로 분리되면 심리적인 분리도 따라온다는 걸 직접 느꼈습니다. 재택근무를 자주 한다면 파티션은 충분히 고려할 만한 선택입니다.
파티션, 소품이 아닌 생활 가구로 봐야 합니다
요즘 인테리어 피드를 보면 파티션을 예쁜 소품처럼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분 몇 개 걸어두거나 패브릭을 드리워서 감성 연출하는 방식이죠. 그런데 제 경험상 파티션은 인테리어 소품이 아니라 생활 방식을 반영한 기능 가구로 접근해야 합니다.
공간 인테리어에서는 모듈러(Modular) 구성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모듈러란 단위 구성 요소를 조합해 다양한 형태로 변형할 수 있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파티션에 적용하면, 아이가 어릴 때는 놀이 공간 분리용으로 쓰다가 아이가 크면 서재 구분용으로 바꾸는 식으로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재구성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벽 공사와 달리 비용 부담 없이 배치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점입니다.
실제로 국내 주거 트렌드 조사에서도 가변형 인테리어, 즉 생활 방식에 따라 공간 구조를 유연하게 바꿀 수 있는 설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출처: 국토연구원). 1인 가구부터 자녀가 있는 가정까지, 고정된 벽 구조보다 가변형 파티션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더 잘 맞는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제가 반셀프 인테리어를 마치고 나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공간은 넓어야 좋은 게 아니라, 역할이 명확할 때 편하게 쓸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파티션은 집을 작게 만드는 가구가 아닙니다. 공간을 어떻게 살겠느냐는 질문에 답하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파티션 인테리어를 고민하고 있다면, 먼저 본인의 생활 방식을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재택근무 빈도, 가족 구성원의 동선, 아이 유무에 따라 파티션의 형태와 위치가 달라져야 합니다. 예쁜 파티션보다 내 생활에 맞는 파티션을 고르는 것, 그게 제가 이번 인테리어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