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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철거를 별거 아니라고 봤습니다.
어차피 새로 인테리어 할 집이니까 기존에 있는 것들 다 뜯어내면 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벽지도 뜯고, 바닥도 걷어내고, 필요 없는 것들 버리고 나면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철거하는 날이 되니까 집이 완전히 달라 보이더라고요.
평소에는 벽지에 가려져 있던 것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벽지를 뜯고 나니까 전에 뭔가를 달았던 흔적도 있었고, 못을 박았다가 뺀 자리도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안 쓰는 전선도 나왔고요.
그걸 보고 나니까 처음에 집을 봤을 때랑 느낌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벽지를 뜯고 나서야 보였던 것들
집을 처음 봤을 때는 벽지가 깨끗했습니다.
크게 울어 있는 곳도 없었고 눈에 띄는 문제도 없었어요. 그래서 벽지만 새로 하면 깔끔하게 나올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철거를 시작하고 벽지를 뜯으니까 안쪽에 예전 흔적이 그대로 나오더라고요.
못을 박았던 자리도 있었고, 뭔가 붙였다가 떼어낸 흔적도 있었습니다. 퍼티로 메워놓은 부분도 있었고요. 사용하지 않는 전선이 나오는 곳도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벽지가 덮여 있으니까 이런 게 있는지 알 방법이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못자국 정도니까 대충 메우면 되겠지 했는데, 한 군데를 보고 나니까 다른 벽도 괜히 보게 됐습니다.
'여기도 뭐가 있나?'
벽지를 뜯을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구축 아파트라 예전에 살던 사람이 어떤 걸 했는지 전부 알 수 없으니까요. 선반을 달았을 수도 있고, 전기 작업을 했을 수도 있고, 예전에 수리를 했던 부분을 다시 덮어놨을 수도 있습니다.
겉으로 볼 때는 그냥 오래된 집인데, 하나씩 뜯어보면 예전에 살았던 흔적이 계속 나왔습니다.
저는 그게 생각보다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집을 보러 다닐 때는 벽지 색깔이나 바닥상태 같은 것만 눈에 들어왔는데, 막상 공사를 시작하니까 그런 게 전부 가려져 있었던 거죠.
특히 철거할 때 나온 것들은 다시 덮으면 안 보이는 것들이라 그냥 지나치기도 애매했습니다.
이미 벽을 뜯어놓은 상태인데 여기까지 보였는데도 그냥 새 벽지를 붙여버리면 나중에는 다시 확인하기도 어렵잖아요.
그래서 철거하는 동안에는 작업하는 분들이 뭔가 발견할 때마다 같이 보게 됐습니다.
사진도 계속 찍어뒀고요.
처음에는 사진을 이렇게까지 찍어야 하나 싶었는데, 나중에 마감이 끝나고 나니까 왜 찍었는지 알겠더라고요. 지금은 멀쩡하게 벽지가 붙어 있으니까 그 안쪽에 뭐가 있었는지 전혀 안 보이거든요.
철거하고 나니까 견적서만 보고는 몰랐던 것들
철거 전에는 견적서를 보면서 '이 정도면 되겠구나' 하고 계산했습니다.
그런데 철거가 시작되고 나니까 계산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처음부터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공사하는 것과, 뜯어보고 나서 문제가 보이는 건 느낌이 완전히 달랐어요.
이미 철거는 시작됐고 다음 공정도 기다리고 있으니까, 발견된 부분을 그냥 놔두기도 애매했습니다.
그렇다고 하나 발견할 때마다 다 손을 보면 처음 생각했던 금액에서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고요.
이게 참 애매했습니다.
예를 들어 벽에 예전 못자국이 하나 있는 정도라면 그냥 정리하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래된 전선처럼 나중에 벽을 다시 막으면 확인하기 어려운 게 나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때는 '이걸 지금 처리할까, 그냥 둘까'를 다시 봐야 했습니다.
철거비만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철거하면서 나오는 폐기물도 그렇고, 예상하지 않았던 손볼 부분도 그렇고 돈이 들어갈 데가 계속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비용들이 별거 아닌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둘 더해지니까 금액이 달라지더라고요.
특히 반셀프 인테리어는 직접 챙겨야 하는 게 많아서 더 그랬습니다. 업체에서 전체적으로 진행하면 견적 안에서 알아서 처리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직접 하나씩 알아보니까 폐기물은 어떻게 할지, 자재는 어떻게 들여놓을지, 추가 작업이 생기면 누구에게 맡길지 이런 것도 계속 신경 써야 했습니다.
철거하면서 집 상태만 달라진 게 아니라 제 머릿속에 있던 예산도 같이 달라졌습니다.
'이 정도면 되겠지' 하고 잡아놓은 금액이 실제 공사를 시작하니까 계속 현실적인 숫자로 바뀌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예비비를 왜 남겨두라고 하는지도 그때 조금 알겠더라고요.
처음에는 예비비를 많이 잡으면 괜히 돈을 묵혀두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철거하고 나니까 그 돈이 없으면 발견된 문제를 보고도 선택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다시 구축 아파트를 철거한다면
지금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철거 자체를 피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새로 인테리어를 할 거라면 어차피 기존 마감재를 걷어내야 하니까요.
대신 집을 처음 볼 때부터 조금 다르게 볼 것 같아요.
예전에는 벽지가 깨끗하면 그냥 깨끗한 집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 벽지 밑에 뭐가 있을지가 먼저 궁금합니다.
특히 오래된 아파트라면 전에 어떤 공사를 했는지 알 수 없으니까요.
벽에 못자국이 있는지, 이상하게 마감된 곳은 없는지, 전선이 어디로 들어가는지 같은 것도 괜히 한 번 더 보게 됩니다.
물론 집을 보러 갔다고 해서 벽지를 다 뜯어볼 수는 없죠.
결국 실제 상태는 철거를 해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철거 전 예산을 딱 맞춰놓는 건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철거하면서 뭐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르니까요.
저희도 처음에는 눈에 보이는 것만 보고 계산했는데, 실제로 뜯어보니까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흔적들이 하나씩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걸 보고 나서야 '아, 그래서 구축 인테리어는 예산을 조금 남겨두라고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철거가 끝나고 새 마감재가 올라가면 이런 흔적들은 전부 사라집니다.
지금 집만 보면 처음에 벽을 뜯었을 때 어떤 모습이었는지 전혀 알 수 없어요.
그래서 공사하면서 찍어둔 사진을 보면 오히려 그때가 더 기억에 남습니다.
멀쩡해 보이던 벽에서 전선이 나오고, 예전에 뭔가를 설치했던 흔적이 나오고,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까지 하나씩 손을 보던 과정이요.
처음에는 그냥 '뜯어내는 작업'이라고 생각했던 철거였는데, 실제로 해보니까 그때부터가 진짜 공사의 시작에 가까웠습니다.
완성된 집만 보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깔끔하지만, 그전에 한번 다 뜯어봤기 때문에 지금 모습이 더 다르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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