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슬리퍼를 신는다는 건 청소 범위가 늘어난다는 의미앞베란다에 원목을 싹 깔았을 때까지만 해도 참 좋았습니다.그런데 이상한 냄새가 폴폴 풍기기 시작하는 겁니다.처음에는 '그냥 나무 냄새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꿉꿉하고 묘한 냄새가 코를 찔렀습니다.골머리를 앓다가 베란다 구석에 아끼던 디퓨저를 툭 갖다 놨더니, 문을 열 때마다 은은하고 향기로운 바람이 불어와서 그제야 살 것 같았습니다.사실 이사 오기 전부터 저의 오랜 로망이 하나 있었습니다.바로 집 안 어디를 가든 슬리퍼를 안 신는 것이었습니다.화장실 슬리퍼, 베란다 슬리퍼를 이리저리 신고 벗고 옮겨 다니는 것도 엄청 귀찮았거든요.그런데 생각해 보면 슬리퍼를 신는다는 것 자체가 맨발로는 절대 갈 수 없는 구역이 존재한다는..
1. 폭우 속 이사 당일과 130만 원의 실상인테리어가 드디어 끝났다고 진심으로 기뻐했던 건 잠시뿐, 진짜 지옥은 지금부터 시작이었습니다. 이사 당일, 하필이면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것처럼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 내려서 집 안팎으로 아주 엉망진창이 되었습니다. '이삿날 비가 오면 잘 산다'는 어른들의 옛말과 위로로 달래기에는 눈앞에 닥친 현실적인 문제들이 너무나 급박하고 정신없었습니다. 당일에 반드시 처리해야만 하는 잔금 처리와 취득세 납부 등 각종 행정 업무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는데, 하필이면 휴대폰 배터리가 방전되는 바람에 차에 무선 충전기를 연결해 두고 시동을 계속 켜둔 채 이리저리 뛰어다녀야 했습니다. 온갖 신경을 바짝 곤두세워야만 했던, 정말 태어나서 손에 꼽을 정도로 지치고 힘든 하루였습니다..
인테리어를 시작하면서 새시 공정을 앞두고 감도 잡히지 않아 막막함을 느꼈습니다. 특히 집 상태를 면밀히 살펴보니 단열 성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이 섰고, 이 때문에 기준을 타협 없이 높게 잡은 채 본격적으로 발품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발품을 팔며 총 5군데의 업체를 직접 방문해 견적을 의뢰하게 되었습니다.1. 새시 견적, 5군데 다 최상급 스펙으로 뽑은 이유처음 인테리어 업계를 접했을 때에는 단순히 브랜드 규모가 크면 알아서 제 몫을 다 해줄 것이라는 순진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유명 브랜드 위주로 상담을 받으며 기준을 세웠습니다. 중요한 점은 5곳 모두에게 예외 없이 똑같이 '최상급 스펙'으로 견적을 산출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단열 하나만큼은 추후 냉난방..
매도자가 흔쾌히 허락했다가 갑자기 대출 이유로 짐을 싹 빼라고 했습니다. 반셀프 인테리어를 시작하기도 전에 미리 사둔 대형 가전가구들을 미리 들여놓아도 되느냐고 물었을 때 너무나 흔쾌히 승낙하길래 안심하고 다 넣었던 건데, 계약과 잔금을 앞두고 본인 대출을 받으려면 집이 완전히 비어있어야 하고 빈 집 상태여야 한다며 들여놓은 모든 짐을 당장 빼달라고 연락이 온 것이었습니다.1. 미리 넣은 대형 가전가구와 매도자의 갑작스러운 퇴거 요청내가 미리 사서 들여놓았던 품목은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그리고 아이들 이 층침대까지 하나같이 큼직큼직하고 무게가 나가는 대형 가전과 가구들이었습니다. 이사 들어갈 집이 비어있는 기간에 미리 들여놓으면 나중에 이삿날에 맞춰 한꺼번에 정리하는 것보다 훨씬 편할 거라는 단..
확인 후 입금하겠다 했더니 목수가 다짜고짜 화를 냈습니다. 내 돈 주고 맡긴 공사인데 완성된 결과물을 내 눈으로 제대로 확인도 못 하고 일단 돈부터 보내줘야 하나 싶어서 순간 진짜 황당하고 속이 턱 막혔습니다. 1. 목공 작업 범위와 150만 원의 시작이번 반셀프 인테리어를 진행하면서 목공으로 들어간 작업은 양쪽 베란다 터닝도어 가벽 2개 만드는 것과 현관 가벽, 작은방 미닫이문 설치, 그리고 방 문턱 3곳 제거하는 것까지였습니다.처음 견적을 내보니까 다 합쳐서 총 150만 원이라는 금액이 나왔는데, 솔직히 작업 내용이나 전체적인 양에 비해서 엄청 싼 편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집 전체의 인상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뼈대 공사라 적정 가격이겠거니 생각하고 사장님을 믿고 흔쾌히 계약을 진행했습니다.그..
구축 아파트를 매수하고 반셀프 인테리어를 진행하면서 가장 크게 고민했던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집안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벽지 선택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집 전체 도배를 다시 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기존 천장 벽지가 워낙 멀쩡하고 깔끔한 상태였기에 예산을 아끼고자 기존 상태를 살리고 싶었습니다.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조명과 전기 공사를 진행하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천장 전체를 다시 도배해야만 했습니다. 결국 예산 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천장 전체 구역과 작은방 하나만 선택해서 부분 도배를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기존 벽면이 실크 벽지였기 때문에, 연결되는 부위의 이질감을 줄이고 깔끔한 마감을 위해 이번에도 실크 벽지로 톤을 맞춰 시공하기로 했습니다.1. 동네 인테리어 가게 5곳을 돌며 몰래 메모한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