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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셀프 인테리어를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한 일이 엑셀을 만드는 거였어요.
공정별로 얼마인지 적어놓고, 처음 받은 견적들을 하나씩 비교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견적서에 나온 금액을 빠짐없이 적어두면 전체 예산이 어느 정도 맞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공사가 시작되고 며칠 지나니까 계산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하더라고요.
분명 처음에 합산했던 금액은 이 정도였는데, 실제로 결제한 돈을 다시 세어보면 계속 늘어나고 있었어요. 처음에는 추가공사가 생겨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하나씩 적어보니까 꼭 추가공사 때문만은 아니었어요. 제가 직접 구입한 자재도 있었고, 처음 견적에는 들어 있지 않았지만 공사를 진행하면서 따로 지출한 돈도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공사비와 자재비를 따로 적기 시작했어요.

실제로 들어간 공사비
저희 집은 32평 구축 아파트였고, 공정마다 업체를 따로 알아봐서 진행했습니다.
철거는 철거대로, 전기는 전기대로, 도배는 도배대로 업체를 섭외했어요. 처음에는 업체에서 받은 견적을 엑셀에 쭉 적어놓고 합계만 맞추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공사가 시작되니까 제가 직접 사야 하는 것들이 하나둘 생기더라고요.
스위치도 직접 사고 조명도 직접 골랐고, 필요한 자재를 찾아서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엑셀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어? 이것도 인테리어 비용인데 견적서에는 없네?”
그때부터 단순히 업체 견적만 더하는 방식으로는 실제 지출을 알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업자에게 지급하는 공사비가 있고, 제가 직접 구매하는 자재비가 있고, 공사를 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추가비용도 따로 생겼어요.
그래서 중간부터는 아예 항목을 나눠서 적었습니다.
구분제가 적어둔 내용
| 공사비 | 작업자와 업체에 지급한 금액 |
| 자재비 | 직접 구입한 제품이나 자재 |
| 추가비용 | 공사 중 새롭게 생긴 금액 |
| 기타비용 | 배송비, 폐기물 등 별도로 들어간 비용 |
거창한 관리표를 만든 건 아니에요.
그냥 나중에 다시 봤을 때 ‘이 돈이 어디로 나간 거였지?’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만 적었습니다.
이렇게 나눠놓으니까 처음 견적을 합산했을 때보다 실제 지출이 왜 늘어났는지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어요.
따로 계산했던 자재비
인테리어 하면서 큰돈이 나갈 때는 오히려 기억을 잘합니다.
새시처럼 금액이 큰 공정은 얼마를 썼는지 바로 기억나고, 큰 금액을 결제할 때는 저도 한 번 더 확인하게 되니까요.
문제는 중간중간 나가는 작은 돈이었어요.
“이건 얼마 안 하니까.”
그렇게 한 번 넘어가고, 또 다른 곳에서 10만 원, 20만 원이 나가고요.
하나씩 보면 큰돈이 아닌데 나중에 엑셀에 쌓여 있는 금액을 보면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반셀프 인테리어는 업체마다 따로 비용을 지급하고, 필요한 자재는 직접 구매하다 보니 더 헷갈렸어요.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금액이 적어도 그냥 전부 적었습니다.
공사비인지, 자재비인지, 공사를 하면서 갑자기 생긴 비용인지 구분해서 남겨뒀어요.
이렇게 해놓으니까 추가금이 생겼을 때도 그냥
‘또 돈 나가네.’
하고 넘어가지 않게 되더라고요.
지금까지 그 공정에 얼마를 썼는지 바로 볼 수 있으니까, 예상보다 비용이 커지고 있는지도 중간중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게 꽤 도움이 됐어요.
공사하는 동안에는 여기저기서 계속 결제가 발생하니까 그때그때 기억한다고 해도 나중에는 섞이기 마련이거든요.
자재를 직접 사면서 달라진 기준
반셀프 인테리어를 하면 자재를 직접 구매해서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잖아요.
저도 처음에는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같은 제품이라면 업체에서 사는 것보다 제가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구입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직접 해보니까 가격만 보고 주문할 수 있는 일이 아니더라고요.
배송 날짜도 봐야 했고, 실제로 그 자재가 언제 필요한지도 생각해야 했습니다.
너무 일찍 도착하면 공사하는 집 안에 둘 곳이 마땅하지 않았고, 반대로 필요한 날짜보다 늦게 오면 작업자가 기다려야 할 수도 있었어요.
제품이 잘못 오거나 수량이 맞지 않는 경우에는 다시 주문해야 하고요.
그래서 자재를 하나 주문할 때도 자연스럽게
‘얼마에 사느냐’와 ‘언제 필요한가’를 같이 보게 됐습니다.
싸게 샀다고 해서 무조건 비용을 아낀 것도 아니었어요.
배송이 꼬이거나 규격이 맞지 않으면 그걸 해결하는 데 또 시간과 돈이 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공사가 끝날 때쯤에는 처음처럼 단순하게 ‘얼마에 샀는지’만 보지는 않았습니다.
언제 필요한 자재인지, 직접 구매해도 되는 품목인지, 업체에서 준비하는 게 편한 품목인지까지 같이 보게 됐어요.
처음에는 엑셀에 숫자를 적어놓는 게 뭐 그렇게 중요한가 싶었는데, 공사가 끝나고 실제 지출 내역을 다시 보니까 기록해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 집도 처음에는 2천만 원대에서 끝내는 걸 목표로 잡았는데, 막상 공사를 시작하니 생각하지 못했던 비용들이 계속 생겼어요.
그렇다고 그 돈이 전부 아까웠던 건 아닙니다.
30년 넘은 구축 아파트라서 철거하고 나서야 알게 된 부분도 있었고, 현장에서 그냥 넘어가기 어려워 추가로 손을 본 부분도 있었거든요.
다만 지금 다시 한다면 처음부터 ‘총얼마에 끝내야지’라는 숫자 하나만 적어놓고 시작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공사비는 공사비대로, 직접 산 자재는 자재비대로 적어놓고 실제로 돈이 어디에서 늘어나고 있는지 계속 봤을 것 같습니다.
반셀프 인테리어를 직접 해보니까 돈을 아끼는 것도 일이었지만, 돈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계속 기록하는 것도 제 일이었어요.
처음에 받은 견적만 보고 예산을 잡았다면 공사가 끝난 뒤에
‘대체 어디에 이렇게 돈을 많이 썼지?’
하면서 다시 하나씩 찾아봤을 것 같아요.
저라면 다시 한다고 해도 복잡한 관리표까지 만들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공사비와 자재비는 처음부터 따로 적어둘 것 같아요.
막상 공사가 시작되면 생각보다 여러 곳에서 돈이 나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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